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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말에 가장 화젯거리인 드라마를 손꼽는다면 당연 낭만닥터 김사부인데요.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응급 상황이 긴장감을 주곤 합니다. 이처럼 병원의 응급실은 정말 촌각을 다투는 응급 상황이 수없이 발생할 수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응급실에 꼭 오셔야 하는 분들은 이러다 괜찮을 거라고 하고 방문을 미루시다가 시기를 놓쳐서 위험한 상황에 놓이시고 조금 기다렸다가 가까운 병원에서 진료 받으셔도 되는 분들은 이거 큰일 난 거 아닌가 하면 응급실에 오셨다가 더 급한 환자분들에게 밀려서 10시간씩 고생 고생하며 기다린 끝에 양만 처방 받는데 비싼 응급실료까지 지불하는 상황입니다. 

본 내용은 분당 서울대학교 병원 응급의학과 서동범 교수님의 영상을 정리한 것입니다.


응급실을 찾아가야 하는 증상

응급실에서는 먼저 온 환자 분부터 순서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위중한 환자부터 봐 드립니다. 그런데 어떻게 위중한 환자를 구분할까요? 의료진들이 임의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형 응급 환자 분류 도구 일명 KTAS의 명시된 기준에 따르는데요. 총 5단계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사실 응급실에 안 와도 된다고 말씀드리기는 몹시 어려운 일입니다. 대개는 큰일로 이어지지 않는 증상도 만에 하나의 경우를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부터 말씀드리는 것들은 환자분께서 응급실에 갈지 말지 판단을 내리시는 데 참고할 수 있는 팁 정도라고 생각하고 봐주셨으면 합니다.

1. KTAS 1단계

가장 심각한 상태이고 숫자가 올라갈수록 덜 위중한 상태입니다. 예를 들어, KTAS 1단계는 즉각적인 처치가 필요하며 생명이나 사지를 위협하는 상태로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심장마비, 무호흡, 음주와 관련되지 않은 무의식 등이 있습니다. 반면에 KTAS 5단계는 긴급하지만, 응급은 아닌 상태에 만성적인 문제로 인한 것이거나 악화의 가능성이 낮은 상태로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감기, 장염! 설사, 열상 등입니다.

2. KTAS 2단계

2단계에 해당하는 주요 질환은 심근경색과 뇌출혈, 뇌경색이며, 이른바 뇌졸중입니다. 이러한 질병에서 나타나는 증상은 가슴이 불타오르는 듯한 극심한 흉통과 갑작스러운 한쪽 팔다리의 마비입니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연락하여 응급실로 신속히 이동해야 합니다. 이렇게 조치하면 생명을 구할 수 있으며, 후유증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까운 병원에 가보라고 하거나 멀리서 사는 자녀에게 전화하여 병원에 데려다 달라고 하지 마시고, 증상이 나타나는 즉시 119에 연락하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응급실에 많이 오는 다른 경우 중 하나는 약물이나 음식 알레르기로 인한 발진, 기침, 흉통, 가려움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아나필락시스입니다. 이럴 때, 기도가 부어 숨을 쉬지 못하게 되면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나는 대로 즉시 응급실로 이동해야 합니다.

3. 케이팝 3단계

3단계에는 치료가 필요하지만 즉시 치료를 받지 않아도 생명이 위험한 것은 아니며, 악화할 수 있는 질환이 집중된 구간입니다. 응급실에 가야 할 질환과 그렇지 않아도 되는 질환 모두 존재하는 구간으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은 복통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복통이 있다면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기저질환이 있는지입니다. 만약 기저질환이 없는데 갑자기 통증이 발생하고, 그 통증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지 않고 반나절 이상 지속해 악화한다면 응급실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배를 내려다보고 배꼽을 중심으로 오른쪽 위나 아래를 눌렀을 때 굉장히 심하게 아프다면 응급실을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 왼쪽이나 배꼽 주변이 주로 아프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생전 처음 느끼는 극심한 복통이 발생한다면 내부 장기에 문제로 발생한 것일 수 있으므로 반나절 동안 기다리지 말고 즉시 응급실에 방문해야 합니다.

4. 케이타 4단계

아이들의 발열과 골절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 발열
    어린 자녀가 발열이나 인후통과 같은 증상을 보일 때, 부모들은 많이 당황하여 혹시 잘못된 게 아닐까 생각해서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히, 아이가 숨이 가쁘거나 의식이 상실되는 등의 심각한 증상이 있다면 응급실을 찾아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해열제를 먹인 후, 다음 날 오전에 여는 지역 병원을 찾아가도 괜찮습니다.
    왜냐하면 응급실에 오셔도 해열제 이외에 특별한 검사를 하지 않습니다. 많은 부모님이 "아이가 열나는데 뇌 손상이 생기지는 않을까?" 라고, 걱정하시는데, 예전에는 뇌수막염이 많아서 치료가 늦어져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몇십 년 전부터 예방접종이 잘 이루어지면서 뇌수막염은 거의 발생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 골절
    상처나 골절은 통증이 있을 수 있지만 응급 상황은 아니므로 다음날 가까운 병원에서 치료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응급실에서는 기능적인 측면을 중시하여 봉합을 해드리기 때문에 흉터가 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까운 병원에서 더 섬세한 치료를 받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5. KTAS 5단계

긴급하지만, 응급은 아닌 상태로 감기, 장염, 설사, 만성적인 문제로 인한 것이거나, 악화의 가능성이 낮은 상태인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응급실보다는 가까운 병원에서 치료받으시는 게 더 좋을 수 있습니다.

오래된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도 대부분 응급상황은 아닙니다. 두통이나 복통이 몇 개월 동안 있었는데 오늘 밤 심하다고 해서 응급실에 오시는 분들이 많지만 대부분 심각한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갑자기 극심한 고통이 오고 그 부위가 머리나 가슴이라면 뇌졸중이나 심장마비일 수도 있으니 즉시 119를 부르고 병원으로 가십시오.


응급실 이용시 에티켓


응급실에서 진료받을 때 KTAS 분류에 따라 순서가 결정된다는 것을 알아보았는데요. 응급실 이용하실 때 에티켓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일반 입원이나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경우

응급실은 위험한 상황에 부닥친 환자들을 위해 신속한 처치가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그래서 적절한 응급처치가 끝난 후 집에 가기는 좀 어렵지만 그렇다고 아주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 다른 의료기관으로 옮기라는 권유를 받을 때가 있는데요. 의료진이 이렇게 권하는 이유는 다른 곳에서도 같은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응급실보다 편안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진료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응급실에서는 절대로 위험한 상태의 환자분을 버리고 다른 병원으로 보내지 않습니다. 그러니 응급실 의료진의 병원 이동 권고를 신뢰하고 따라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아픈 강도를 정확하게 말씀해 주셔야 합니다.

간혹 통증이 더 심하다고 하면 의사들이 더 빨리 진료해 주리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러나 KTAS 단계 분류는 통증의 정도뿐만 아니라 다른 요인들도 고려해서 결정하는 것입니다. 증상을 과장하시면 의사들의 판단에 혼란을 줄 수 있으니 아픈 부위와 정도를 정확하고 솔직하게 말씀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3. 건강진단은 외래에서 하세요.

응급실은 긴급 상황에 대처하는 곳이지 건강진단을 하는 곳이 아닙니다. 간혹 어떤 환자분들께서는 검사받는 김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런 검사는 일반 외래에서 후속 진료와 연계에 진행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4. 진단서는 의학 기준에 의해 작성됩니다.

응급실 의료진들은 의학적인 근거에 따라 진단서를 작성합니다. 진단서를 과장하거나 바꾸어 드릴 수는 없습니다. 응급실은 의료진들과 환자분들이 협력하여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곳입니다. 응급실의 운영에 관한 내용을 잘 알고 계셔서 응급실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렇게 오늘은 응급실로 가야 하는 증상과 일반 외래 진료를 가야 하는 증상 그리고 응급실 이용하실 때 에티켓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려드렸는데요. 앞서 설명해 드렸다시피 응급실에 오지 않아도 되는 증상이 딱 명확하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증상은 심각한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작지만, 절대 없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는 점 꼭 숙지하시고 응급실에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하실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 정도로 받아들여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