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를 생으로 먹으면 비타민 C와 효소가 파괴되지 않아 건강에 좋다고 알려졌지만, 그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닙니다. 채소에는 다양한 영양성분이 들어있으며, 이들의 효과는 어떻게 섭취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익혀서 더 좋은 채소 4가지
1. 토마토
우리가 즐겨 먹는 토마토에는 리코펜이라는 항산화 성분이 들어있는데요.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리코펜을 많이 섭취할수록 암 발생률과 심장 마비 위험이 줄어든다고 밝혀져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강력한 항산화제인 리코펜은 비타민 C보다도 강력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넬대학교 식물학과 리오 교수님의 연구에 따르면 토마토에 들어있는 리코펜은 88도에서 30분 동안 조리하면 그 함량이 35%나 증가한다고 합니다.
물론, 이 리코펜은 토마토 외에도 수박, 붉은색 피망, 파 등 다른 과일과 채소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만 수박은 계절성 과일로 여름에만 즐길 수 있으며, 붉은색 피망과 파를 매일 섭취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일 년 내내 손쉽게 구하고, 즐겁게 섭취할 수 있는 식품 중에서 '리코펜' 섭취에 가장 이상적인 것은 바로 '토마토'입니다.
2. 당근
당근은 다양한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뿌리채소로, 시력 개선과 심장 건강에 도움을 줍니다.
당근의 주요 영양성분 중 하나는 주황색을 나타내는 색소인 베타카로틴입니다. 당근을 익히면 이 베타카로틴의 수치가 상승하는데, 이것이 우리 몸에 들어갔을 때의 흡수율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생당근을 섭취할 경우 베타카로틴의 체내 흡수율은 약 10% 정도지만, 익혀서 특히 기름에 볶아서 섭취하면 이 흡수율이 60~70%까지 상승합니다. 따라서 베타카로틴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섭취하려면 당근을 익혀서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3. 파프리카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는 파프리카는 베타카로틴뿐만 아니라 지아잔티, 루테인 등의 카로티노이드 계열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있는 채소로 유명한데요. 이러한 성분들은 당근과 마찬가지로 눈 건강에 도움을 주며, 백내장과 같은 노화 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기여합니다.
파프리카의 약간의 매운맛은 캡사이신이라는 성분 때문인데, 이 성분은 만성 염증과 통증, 특히 관절염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따라서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좋습니다. 또한 파프리카에는 뇌신경의 피로를 해소하는 엽산이 풍부하게 들어있습니다.
이러한 효능을 가진 파프리카를 생으로 먹어도 좋지만 익혀서 먹을 시 그 흡수율을 높여 그 효능을 배가시킬 수 있습니다.
4. 브로콜리
브로콜리는 특히 조심해서 익혀야 합니다. 브로콜리를 오래 익히면 항암 성분인 '미로시나아제'가 파괴되기 때문입니다. 이 성분은 증기에 의해 잘 보존되므로, 브로콜리는 쪄서 먹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미국 일리노이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미로시나아제'를 배가시키기 위해서는 세척 후에 잘게 자른 다음 90분 정도 그냥 두었다가 그 다음에 브로콜리를 5분간 쪄야 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 미로신아제는 브로콜리의 세포벽이 손상되면서 효소가 활성화되기 때문입니다.
채소 섭취 시 지켜야 하는 원칙
채소를 꼭 익혀서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익히면 오히려 파괴되는 영양소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당근을 익히면 베타카로틴은 증가하지만, 노화와 암 발병률을 낮추는 폴리페놀 함량은 감소합니다. 파프리카의 경우 비타민 C가 풍부하지만, 이 비타민 C는 익혔을 때 대부분 파괴됩니다. 브로콜리에 있는 항암 효소인 미로신아제도 열에 약해서 오래 익히면 파괴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채소를 생으로 먹는 것이 좋다고 단정 지을 수 없고, 반대로 모든 채소를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고도 말할 수 없습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채소를 섭취하며, 그 중에서 자기 몸과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점은 영양소보다 그 음식을 섭취하는 사람의 상태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침마다 생채소와 과일 주스를 마시지만, 변이 묽어진다면, 이것은 몸이 제대로 소화 및 흡수하지 못하고 배출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위장 기능이 약한 분들에게는 생채식보다 조리된 식사가 더 유익할 수 있습니다.
또한 체온 유지에 어려움을 겪거나 찬 음식 섭취 후 소화불량 혹은 변비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런 분들은 찬 샐러드 대신 따뜻한 요리를 선호해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각각의 채소가 가진 영양성분보다 내 몸 상태와 건강 상황입니다. 개인의 소화력, 장 건강 등에 따라 생채소가 더 도움이 될 수도, 익힌 채소가 더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를 기억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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